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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면 남지 않는다는 설명이 어긋나는 부분 휴대전화에서 사진이나 영상을 삭제했다는 사실만으로 사건이 정리된다고 보는 인식이 넓게 퍼져 있습니다. 고소나 신고 사실을 전해 들은 직후에 가장 먼저 떠올리는 조치가 삭제인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다만 디지털 자료의 삭제는 종이 문서를 찢는 일과 성질이 다르고, 수사 실무에서 삭제된 파일을 다루는 방식도 일반적인 예상과 거리가 있습니다. 어떤 자료가 어디에 … 더 읽기

거부하지 않았다는 사정이 판단에 들어오는 자리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가장 많이 떠올리는 말이 거부 의사가 없었다는 설명입니다. 상대방이 그 자리에서 밀어내지도 않았고 소리를 내지도 않았다는 사정을 근거로, 행위가 추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조문이 요구하는 요소와 그 사정이 놓이는 위치는 서로 다릅니다. 거부 표시의 유무는 요건을 지우는 사실이 아니라, 요건 판단에 들어가는 여러 … 더 읽기

상대가 싫다는 말을 하지 않았으니 추행이 아니라는 이해는 널리 퍼져 있습니다. 실무의 판단은 그와 결이 다릅니다. 거부 의사의 표시 여부는 여러 판단 요소 가운데 하나로 들어오고, 그 자체가 성립을 좌우하는 열쇠로 다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사건이 아직 수사로 번지지 않은 단계에서 이 간격을 알아 두는 편이 이후의 판단에 도움이 됩니다. 이 간격이 생기는 이유는 판단의 출발점이 다르기 … 더 읽기

경찰 조사를 마치고 사건이 검찰로 넘어간 뒤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은 앞으로 어떤 이름의 처분이 나올지에 관한 것입니다. 불송치, 기소유예, 집행유예는 일상 대화에서 비슷한 결말처럼 뒤섞여 쓰이지만 서로 다른 기관이 서로 다른 시점에 내리는 결정입니다. 판단 주체가 다르면 들여다보는 자료도 달라지고, 사건이 멈추는 단계에 따라 남는 기록의 성격도 바뀝니다. 세 처분을 구별하는 작업은 용어 정리로 … 더 읽기

체포 사실을 전해 들은 쪽에서는 통화가 끊긴 상태로 시간이 흐릅니다. 체포 시점부터 영장 청구까지는 48시간이 한도로 정해져 있고, 그 안에 청구가 이루어지면 심문기일은 다음 날 안팎으로 지정됩니다. 이 기간에 가족이 할 수 있는 일은 사건의 소재를 확인하고 심문에 쓰일 자료를 모아 두는 쪽에 가깝습니다. 서류를 새로 만드는 작업보다 지금 있는 자료가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는 일이 … 더 읽기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자료 경찰 조사를 마치고 사건이 검찰로 넘어가기까지의 기간은 길지 않습니다. 그 사이에 확보하지 못하면 되돌릴 방법이 없는 자료가 있고, 나중에 다시 만들어도 무방한 자료가 있습니다. 송치 전 단계에서 먼저 하게 되는 일은 두 범주의 경계를 그어 두는 작업입니다. 강제추행 사건에서 집행유예 여부를 가르는 자료의 상당수가 앞쪽 범주에 몰려 있습니다. 매장이나 건물의 영상 … 더 읽기

강제추행 사건에서 가장 먼저 갈리는 것은 형량의 높낮이가 아니라 어떤 조항이 적용되는지입니다. 같은 신체 접촉이라도 장소가 지하철 객차 안이었는지, 상대방이 술에 취해 의사를 밝히기 어려운 상태였는지, 그 과정이 휴대전화로 촬영되었는지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집니다. 형법 제298조가 적용되는 사안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개별 규정이 적용되는 사안은 법정형의 폭이 다르고, 벌금형을 선택할 수 있는지 자체가 … 더 읽기

제도가 한 차례 바뀌었다는 사실 취업제한명령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와 「장애인복지법」 등에 근거하여, 성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치료감호가 확정된 사람에게 법원이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는 처분입니다. 2018년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법이 개정되어, 일률적으로 10년을 적용하던 방식에서 법원이 사안에 따라 기간을 정하는 방식으로 변경되었습니다. 같은 죄명으로 처벌을 받았더라도 판결이 언제 확정되었는지에 따라 적용되는 규정이 달라집니다. 지금 시행되는 조문만 … 더 읽기

수사가 끝나고 검찰에서 기소유예나 불기소 처분을 받으면 당사자가 가장 먼저 확인하려는 것은 등록 여부입니다. 수사 단계에서 신상정보 등록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등록 의무는 처분이 아니라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의 확정에서 발생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기소되지 않은 사건에는 확정된 유죄가 없으므로 그 요건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았더라도 종결 방식이 다르면 뒤에 남는 의무도 … 더 읽기

다툼과 공탁이 함께 놓일 때의 평가 혐의를 부인하는 사건에서 공탁을 검토하는 사람은 대체로 같은 걱정에서 출발합니다. 돈을 맡기는 순간 잘못을 인정한 것으로 읽히지 않을까 하는 우려입니다. 반대로 부인하는 입장에서는 공탁이 처음부터 의미가 없다고 단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생각 모두 공탁이 재판에서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과는 거리가 있는 편입니다. 공탁은 피해자와 직접 합의하지 못한 경우에 피해 회복을 … 더 읽기